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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수입물품 항구에 열흘이상 묶어둬…韓기업 물류비용 눈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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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BG로지스틱스 2022-04-15 16:15

봉쇄에 통관 지연 이중고

사흘이면 끝나던 물류배송
지금은 항구 접안에만 5일
기업에 비용 부담 전가시켜

전문가 "물건에 코로나검사
근거없는 보여주기식 행정"

기업 다른지역으로 화물보내
닝보항도 운전사 부족해지고
중국내 공항 화물 적체 심각
 

◆ 상하이 봉쇄 후폭풍 ◆

코로나19로 봉쇄된 중국 상하이의 한 주거단지 입구에서 13일 주민이 배달음식을 기다리며 문밖을 살피고 있다.
 
도시 전면 봉쇄가 일부 완화된 상하이에서는 12일 신규 감염자가 2만6330명 발생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상하이 봉쇄가 3주가량 이어지면서 상하이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의 피해도 점점 커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 상하이시 봉쇄 조치로 물류 전반이 마비되고 있다.
 
상하이 외항에서 항구에 접안하는 데까지 하루 걸리던 작업이 지금은 4~5일 이상 걸리고, 평소 이틀이 소요되던 통관은 일주일 이상 지연되고 있다."

물류대행사 A대표는 중국 정부의 상하이 봉쇄 조치 이후 나타나고 있는 물류 적체 현상을 이처럼 설명했다.
 
화물선이 한국에서 상하이까지 가는 시간만 3박4일로 동일하고 나머지는 모두 봉쇄 조치 이전에 비해 2~3배 이상 늘어났다고 하소연했다.

물류망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상황에서 검역·통관 절차까지 까다로워지면서 국내 수출기업들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석유화학·배터리 업계는 중국 정부의 방역 강화 기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무엇보다 수출입 제품에 관한 검역 강화는 중국 기업에도 부담으로 작용해 자칫 거래 자체가 끊길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됐다.
 
현재 중국 기업이 상하이가 아닌 다른 항구로 물품을 받겠다고 요청하면 중국 업체가 그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다.

플라스틱 원료를 생산해 수출하는 국내 화학 대기업 B사는 중국 고객 회사로 제품을 보내는 데 걸리는 기간이 기존 대비 3배나 늘었다고 전했다.
 
이 기업 관계자는 "통관 지연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도 불투명해 계획을 세우거나 중장기 대책을 마련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상하이 봉쇄 영향으로 중국 공장 가동이 줄어들면서 수출 수요도 줄고 있다.
 
자동차 범퍼·가전제품 제작 등에 쓰는 합성수지를 수출하는 한 석유화학 업체 관계자는
 
"중국 고객사에서 공장이 돌아가지 않는데 추가 물류비용까지 부담할 이유가 있겠냐"며
 
"석유화학 공장 가동을 중단하면 그 역시도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국내 배터리 업계도 물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2차전지 중간 생산품인 셀을 만들어 운송하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납품일 등 생산 계획에도 고스란히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에 도착하는 컨테이너 화물의 경우 화주들 요청으로도 코로나19 검사가 시행되고 있다.
 
컨테이너를 개방하고 제품 표면에서 샘플을 채취한 후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하는데,
 
여기서 양성 반응이 나오면 컨테이너 내부를 전체적으로 소독한 뒤 재검사를 시행한다.
 
최종적으로 음성 판정을 받아야 화주가 화물을 가져갈 수 있다.
 
물류 업계 한 관계자는 "화주의 자발적인 요청이긴 하지만 중국 정부가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것과 상관이 있다"고 귀띔했다.

해상 물류뿐 아니라 항공 물류도 일부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국내 항공 업계는 중국 공항 측 요청으로 화주들에게 중국 도착 후 코로나19 검사를 위해 시일이 다소 소요될 수 있다는 안내를 하고 있다.
 
일부 공항 상황이 특히 좋지 않다.
 
선양공항은 지난해 12월부터 한국발 화물을 받지 않고 있고, 칭다오공항은 최대 10일이 지체되는 경우도 있다.
 
온도 조절이 필요한 부패성 화물은 장시간 대기가 필요해 화주가 창고를 따로 준비해야 하는 만큼 화주의 비용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국내 산업계는 상하이 봉쇄 조치로 만성적인 물류 적체에 시달릴 것을 우려한다.

이준봉 한국무역협회 물류서비스실장은
 
"상하이항 인근의 닝보항으로 선박들이 우회하고 있지만 닝보항마저 적체가 누적된다면 상황이 더 심각해질 수 있다"며
 
"나중에 봉쇄 조치가 해제되고 상하이발 선복 수요가 늘어나면 선박들이 한국을 '패싱'해 국내 수출입 기업에 피해가 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창성 태웅로직스 중국법인 대표는 "실제로 닝보항에 물동량이 몰리면서 닝보항에서도 항만 근로자와 트럭 운전사를 구하기 어려워졌다"고
 
최근 달라진 상황을 전했다.
 
황해정기선사협의회 관계자는 "상하이 봉쇄 조치에 따라 중국 내 물류 적체 현상이 만성적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한편 사람이 아닌 제품에도 PCR 검사를 시행하고 있는 중국의 검역 강화 조치는 비과학적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제품 표면에서 샘플을 채취해 PCR 검사를 할 수는 있지만 해당 제품이 운송되는 시간을 고려하면 방역적 의미는 크지 않다"며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방역 활동이라기보다는 중국이 대내적으로 '보여주기식' 목적이 강해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은 현재 한국발 화물뿐 아니라 해외에서 들어오는 대부분의 화물에 대해 검역을 강화한 상태다.
 
이 같은 분위기는 상하이 이외 지역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일례로 호주에서 중국 광저우 지역으로 보낸 5달러짜리 물건마저 문 앞 배송이 불가하다.
 
수취인이 직접 지역 세관을 방문해야 한다.
 
해외 발송 우편물로 인한 코로나19 전파 사례가 있다는 이유에서 검역을 엄격화했기 때문이다.

<출처: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