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위기 고조 여파로 국제유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국제선 항공권에 부과되는 유류 할증료도 덩달아 뛰고 있다.
다음 달 국제노선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항공권 구매 부담도 늘어날 전망이다.
러시아가 24일(현지시간) 새벽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하면서 국제유가 불안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면서 항공업계 위기가 더욱 길어질 것이란 암울한 전망도 나온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다음 달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이번 달보다 4계단 상승한 10단계가 적용돼 편도 기준 거리 비례별로 1만8,000원~13만8,200원이 부과된다.
2016년 7월 유류할증료에 거리 비례구간제가 적용된 이후 10단계가 적용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달 1만800원~8만400원이 부과된 것과 비교하면 최대 부과 금액은 71.8% 오르게 된다.
국내선 유류할증료도 이달 5,500원에서 다음 달 8,800원으로 인상된다.
소비자들은 지불해야할 운임 부담이 커졌다.
유류할증료 인상으로 소비자들이 항공권을 구매할 때 내야 하는 항공 운임 총액이 올랐기 때문이다.
유류할증료는 항공사나 해운사들이 유가 상승에 따른 손실을 보전하고 가격을 분담하는 차원에서 승객에게 부과하는 일종의 추가요금이다. 국제선의 경우 멀리 가는 여행객이 더 많은 금액을 내는 ‘거리 비례 구간제’로 운영된다.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싱가포르 국제석유시장에서 거래된 항공유(MOPS) 평균 가격을 기준으로 삼는데, 싱가포르 항공유의 갤런(1갤런=3.785L)당 평균값이 150센트 이상일 때 단계별로 부과하며 그 이하면 부과하지 않는다.
3월 국제선 유류할증료의 기준이 되는 1월16일부터 2월15일까지 한 달간 싱가포르 항공유 평균값은 갤런당 242.84센트다.
여행 수요 회복하나 했는데…
항공업계는 최근 유럽과 호주 등 각국 국경이 속속 개방됨에 따른 여행 수요 회복을 기대를 했었으나 고유가로 유류비용이 상승하면서 뜻밖의 암초를 만나게 됐다.
항공사는 전체 영업비용의 30%가량을 연료비로 사용하기 때문에 유가에 민감하다.
대한항공(003490)의 경우 연간 유류 소모량은 평균 3,000만 배럴에 달하는데, 유가가 배럴당 1달러 오르면 약 3,000만 달러의 손익 변동이 발생하게 된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4분기 기준 전체 영업비용 2조1,000억원 가운데 27%인 5,891억원을 연료비로 사용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28.2% 증가한 수준이다.
대한항공은 고유가와 같은 경영변수를 감안해 헷지(위험회피) 계약과 항공유 비축 등을 해놓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