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흑자 800억弗 불투명"
美·中 제조업 경기 둔화
PMI지수 두달 연속 하락
무역적자가 올 들어서만 벌써 10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이달까지 3개월 연속 적자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무역적자의 원인으로 꼽히는 국제 에너지 및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꺾일 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지정학적 위기에 수요 증가까지 겹친 상황이다보니 한동안은 현재와 같은 가격 고공행진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의 성장률 하락 전망 등까지 더해지면서 올 경상수지 흑자폭도 정부의 전망치 800억달러(약 95조8800억원)를 밑돌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1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157억달러(약 18조8600억원)로 집계됐다.
설 연휴(1월 31일~2월 2일)로 조업일수가 줄면서 작년 동기보다 12.6% 감소했다.
이 기간 조업일수는 6.5일로 작년에 비해 2일 줄었다. 조업일수를 감안한 하루 평균 수출액은 전년 대비 14.2% 증가했다.
이 기간 수출액이 작년 동기보다 증가한 품목은 가전제품(31.4%), 컴퓨터 주변기기(29.0%), 석유제품(27.1%), 반도체(7.4%) 등이다.
이와 달리 승용차(-47.5%), 무선통신기기(-44.2%), 자동차 부품(-35.2%), 선박(-34.8%), 정밀기기(18.3%), 철강(-5.2%) 등은 수출액이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수입액이 증가한 품목은 석탄(80.3%), 승용차(25.8%), 원유(11.8%), 석유제품(8.6%) 등이다. 반면 가스(-33.9%), 기계류(-11.1%) 등은 감소했다.
수치만 보면 올 들어 한국 수출은 양호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한국은행은 지난 3일 보고서를 통해 "한국 수출은 상승 국면에서 견고한 상승세에 있고, 당분간 견실한 흐름을 지속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과거 평균 상승 국면 지속 기간 등을 감안하면 아직 수출 경기가 정점을 통과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국내 수출의 40%를 차지하는 미국과 중국의 성장 하락 전망이 나오면서 올해 경제성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실제 미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지난해 11월 61.1을 찍은 뒤 같은 해 12월 58.8, 지난달 57.6까지 떨어졌다.
특히 국내 수출의 선행지표로 활용되는 미국 PMI 신규 주문 항목을 보면 지난해 12월 61.0에서 지난달 57.9로 내려왔다. 중국의 PMI도 지난해 11월과 12월 두 달 연속 52.2를 기록한 뒤 지난달 51.0으로 하락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지정학적 불안 및 공급망 위기 확산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요인들을 감안하면 이달 무역수지도 적자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인호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에너지 가격이 계속해서 오를 경우 무역수지는 적자를 낼 수밖에 없다"며 "올해 경상수지 800억달러 흑자 달성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환율 상황도 무역수지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보통 달러당 원화값이 떨어지면 같은 달러를 받고 수출해도 원화표시 가격이 올라 수출기업의 실적이 개선된다.
그러나 최근에는 수입물가 상승이 전방위적으로 벌어지고 있어 수출기업 입장에서는 원화값이 떨어지면 원가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수출할수록 적자가 커지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출처: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