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공급망 불안에 피해 본 기업도 절반 이상
올해도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계속되는 가운데 국내 원자재 수입기업 10곳 중 9곳이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공급망 대책을 세운 기업은 거의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 1월 12일부터 14일까지 원자재, 부품 등을 해외에서 조달하는 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간 ‘최근 공급망 불안에 대한 기업실태 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 기업의 88.4%가 ‘올해도 지난해의 공급망 불안이 계속되거나 더 악화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반해 완화될 것이라고 답한 기업은 11.6%에 그쳤다.
코로나19 속 ‘공급망 줄 세우기’ 예상돼
국내 원자재 수입기업이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계속되거나 더 악화될 것으로 전망하는 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19 지속’(57.0%)이 가장 많았다.
아직도 세계 곳곳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공장 가동이 중단돼 글로벌 공급망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기업들은 올해도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뒤를 이어 ‘미·중 패권 경쟁’(23.3%)을 꼽았다. 현재 우리 교역의 40%를 담당하는 양국의 다툼으로 인한
한 치 앞의 상황을 예상하기 어려운 가운데 ‘공급망 줄 세우기’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확대’(12.4%)도 올해 글로벌 공급망 불안을 가중할 요인으로 지목됐다.
코로나19 이후 억제되었던 소비가 폭발하면서 이미 지난해부터 원자재 쟁탈전과 물류난이 벌어지고 있다.
이 밖에도 ‘탄소중립 대응’(4.1%), ‘디지털 가속화’(3.2%) 등도 글로벌 공급망 불안에 영향을 미칠 요인으로 꼽혔다.
우리 기업 10곳 중 9곳은 뚜렷한 대책 못 세워
이번 설문조사 결과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에 대한 대책을 세웠다고 답한 기업은 9.4%에 불과해 우리 기업들의 대책 마련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대책이 없다’라고 답한 기업은 전체 조사대상의 절반이 넘은 53.0%였으며 ‘검토중’인 기업은 36.1%였다.
대책을 마련했거나 검토 중인 기업의 구체적인 대책에는 ‘수급 다변화’(45.7%)가 가장 많았다.
뒤를 이어 ‘재고 확대’(23.9%), ‘국내 조달 확대’(12.0%), ‘재료 대체’(4.3%), ‘모니터링 강화’(4.3%), ‘장기계약 등 계약조건 변경’(2.2%) 순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대한상의 관계자는 “기업이 원자재나 부품을 해외에서 조달하는 것은 국내에서 조달이 어렵거나 생산비용이 높은 등
이유가 있기 때문”이라며 “그런 만큼 수입처 다변화 등 근본적인 해법 마련이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기업들, 조달 지연에 생산 차질…‘정부·기업 협력해 모니터링 체계 구축해야’
지난해부터 심화되고 있는 글로벌 공급망 불안에 우리 기업들의 3분의 2가 실제 피해를 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28.3%의 기업이 ‘피해가 컸음’이라고 답했으며 ‘일부 피해 있었음’(38.7%)이라고 답했다.
‘피해가 없었다’고 답한 기업은 33.0%에 불과했다.
구체적인 피해 사례로는 ‘원자재 조달 지연으로 인한 생산 차질’이 59.2%로 가장 높았으며 ‘원자재 가격상승으로 인한 비용 증가’(40.8)가 뒤를 이었다.
이처럼 계속되고 있는 공급망 불안 해소를 위한 정부 정책과제를 묻는 조사에는 ‘수급처 다변화’(23.9%), ‘국내 조달 지원 강화’(21.8%),
‘FTA 등 외교적 노력 확대’(17.1%)를 핵심으로 꼽았다.
이 밖에도 ‘모니터링 시스템 강화’(16.1%), ‘정부비축 확대’(10.4%), ‘물류 지원’(7.1%), ‘통과 및 관세 지원’(3.6%) 등이 필요하다고 답한 기업도 있었다.
전인식 대한상의 산업정책 팀장은 “디지털전환과 탄소중립 등으로 산업 패러다임이 급변하는 시기에 팬데믹, 패권경쟁이 겹쳐
글로벌 공급망의 불확실성은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하며
“정부와 기업이 협력해 공급망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고 수급처를 다변화하는 등의 노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출처:물류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