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운임, 새해 연일 최고점 경신
물류난, 코로나 끝나야 해결 전망
“운임 부담에 해외 이전 생각까지”
해상운임이 올해 상반기엔 한풀 꺾인다는 전망을 비웃기라도 하듯 연일 최고점을 경신하고 있다.
지난해 마지막 날에 5046.66포인트를 기록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7일 5109.6포인트까지 뛰며 가뿐하게 5100선을 넘었다.
멈출 기세 없이 가파르게 오르는 탓에 국내 수출입기업은 애간장을 졸일 따름이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해양수산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5일 마련한 무역·물류·해운업계와의 간담회에서 중소 수출입기업들의 토로가 이어졌었다.
지출 비용 가운데 물류비 비중이 점차 커져 경영 어려움이 극심하다고 했다.
당시 간담회에 참석했던 한 기업 관계자는 “운임 부담 때문에 공장을 해외로 옮기고 싶을 지경이라고 말하는 사람까지 있었다.
그 말을 들은 정부 관계자들 얼굴빛이 급격히 어두워졌었다”고 전했다.
국내 수출기업들이 주로 이용하는 미국 서안노선 운임은 1FEU(길이 12m 컨테이너)당 7994달러로 전주(7681달러) 대비 313달러 급등하며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항만 적체가 계속 악화하면서 미국 동부와 유럽 노선의 상황도 비슷하다.
미국 동안노선 운임은 1FEU당 1만1833달러로 전주보다 254달러 올랐고, 유럽 노선은 1TEU(길이 6m 컨테이너)당 전주 대비 26달러 오른 7777달러를 기록했다.
국내 수출입기업들이 꽉 막혀버린 글로벌 물류망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건 대한상공회의소 설문조사에서도 확인된다.
지난달에 국내 수출입기업 300곳을 대상으로 ‘2022년 수출입 물류 전망’을 설문했더니, 수출입액 대비 물류비의 비중이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증가할 것이라는 응답이 91.2%나 차지했다.
물류 수출입 시 예상되는 애로사항에서도 물류비 급등이 첫손에 꼽혔다.
그런데, 이렇다 할 해결책이 없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수요·공급 불일치, 자동화되지 못한 항만 등 여러 요인이 복잡하게 얽혀 ‘물류 병목현상’이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그저 고장 난 물류망이 정상화되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나마 정부에서 이달부터 정기선박의 중소화주 전용 선복량 확대, 주요 항로에 월 4척 이상의 임시선박 투입, 물류비 및 특별융자 지원, 대중소 상생형 운송지원 연장 등의 지원책을 내놓으면서 숨이나마 쉬고 있는 실정이다.
추문갑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물류난은 코로나가 끝나야 해결될 문제”라며 “중소기업 입장에선 수출바우처 등 정부 지원이 없는 것보다는 낫지만 근본 해결책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정책적으로 HMM 등 국적선사는 중소기업 위주로 운영해주면 좋을 듯하다”고 덧붙였다.
올해 내내 물류난이 이어진다는 관측이 힘을 받으면서 중장기적으로 해운산업을 관리할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한종길 성결대 글로벌물류학부 교수는 “해양수산부뿐 아니라 산업통상자원부, 금융위원회 등도 해운정책에 대한 안목을 길러 ‘원팀’처럼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가능하다면 대통령 직속으로 해운산업발전위원회를 만들어 향후 10년간 한시적으로 운영하며 10년 계획을 세우고 실행해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출처: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