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살아나는데 美 노조 태업 등 겹쳐… SCFI, 1년반 만에 5배
글로벌 해운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사상 처음으로 5000선을 돌파했다.
코로나 사태 초기 대비 해운 운임이 5~6배나 높아진 것으로 연초부터 국내 수출 기업들의 고충이 가중되고 있다.
SCFI는 지난달 31일 5046.66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로나 사태 초기였던 2020년 4월보다 무려 500% 이상 폭등한 수치다.
세계 15개 노선의 운임을 종합해 계산한 SCFI가 높을수록 해운 운임이 비싸다는 것을 의미한다.
SCFI 집계·발표가 시작된 2009년 10월 이후 코로나 사태 이전까지 종전 최고치는 2010년 7월2일의 1583.18였다.
코로나로 얼어붙었던 소리 심리가 2020년 3분기부터 회복되고 경기가 살아나면서 물동량이 폭증하며, 해운 운임 지수는 역대 최고치를 잇따라 갈아치우고 있다.
운송을 기다리는 물건은 쌓여 있는데 배가 부족해 운임이 치솟는 것이다.
중국 상하이에서 미국 서해안에 4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를 보내는 운임은 코로나 사태 전인 2019년 12월 20일 1342달러(160만원)에서 지난달 31일 기준 7681달러(920만원)로 치솟은 상황이다.
물류 대란은 올해 더 악화될 전망이다.
미국 서부 LA·롱비치 항구 앞바다에는 지금도 100척에 가까운 선박들이 하역을 기다리고 있다.
미국행 화물 컨테이너의 40%가 들어오는 관문인 두 항구에서 노조와 맺은 근로 시간 계약 때문에 제때 하역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컨테이너 선박들이 2~4주간 대기하는 중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노조가 여전히 24시간 근무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며 “사측과 협상이 장기화하면서 노조가 태업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고 말했다.
춘제(중국의 설연휴)를 전후로 중국 항구의 물류 회사들도 최소 6주간 휴무에 들어가기로 해 미·중 물류가 꽉 막히는 최악의 상황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국내 중소 수출기업들은 배를 구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김태환 중기중앙회 국제통상부장은 “중소기업들은 미주 서안뿐 아니라 미주 동안 쪽으로 가는 배도 구하기 어려워졌다고 하소연한다”면서 “정부가 임시 선박을 투입하고 운임비도 지원하는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선박 자체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보니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출처: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