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해상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사상 처음으로 5000선을 돌파했다.
코로나19 여파가 계속 이어지는 상황에서 최근 오미크론 변이까지 퍼지며
2021년 한해에만 SCFI 지수가 3000, 4000포인트에 이어 5000선까지 뚫고 올라갔다.
2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SCFI 지수는 지난달 31일 기준 5046.66을 기록했다.
이는 2009년 10월 관련 집계를 시작한 이래 최고치다. 지난해 1월 2800대였던 지수가 1년 새 2배 가까이 오른 것이다.
특히 국내 수출기업이 주로 이용하는 미주와 유럽 노선에서 운임이 크게 오르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오미크론 확산에 따라 일부 국가에서 봉쇄조치를 강화한 가운데,
중국 춘제(중국의 설) 등 대형 이벤트를 앞두고 물동량이 늘어나면서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지난달 발표한 ‘2021 KOBC 연간 해운시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내내 이어진 해상운임 강세는 북미항로의 물동량 급증이 견인했다.
지난해 전 세계 교역량 증가율은 4.2%였지만 북미항로 물동량은 2400만TEU(20피트 컨테이너 1개)로 전년 대비 약 19%가 늘었다.
사실상 미국이 전 세계 교역량의 증가를 이끈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글로벌 컨테이너 교역량이 전년보다 6.7% 늘었지만
선복 공급 증가율은 4.3%에 그치면서 운임이 오를 수밖에 없었다.
고운임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던 국내 수출기업들은 올해도 고운임으로 고통을 받게 될 전망이다.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업체인 클락슨리서치는 올해 컨테이너의 화물 수요 증가율이 4.2%를 기록하며 작년보다 2.5%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같은 기간 컨테이너 선대 증가율은 작년보다 0.5%포인트 떨어진 3.8%로 예상되며 여전히 수요 증가율이 공급 증가율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해진공은 “수요 증가율과 선박 증가율 간 격차가 전년 대비 축소돼 수급 균형을 점차 찾아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항만 적체의 해소 여부는 여전히 변수로 남아있다”고 분석했다.
뿐만 아니라 오는 7월로 예정된 미 서부항만노조(ILWU)와 항만운영사 단체(PMA)간 계약 만료에 따른 노사 협상과
선대 대형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항만 인프라 확대 등의 문제로 공급망 정상화 시점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다.
2014년에는 ILWU와 PMA간 협상 결렬로 파업이 이뤄지며 미주 운임이 폭등하기도 했었다.
이와 반대로 최근 전 세계 금융 환경이 긴축 기조로 돌아서고,
변이 바이러스가 다시 유행하고 있는 만큼 구매력 위축으로 물동량이 예상보다 감소할 여지도 있다.
해진공은 “글로벌 공급망 차질 장기화가 초래한 병목 현상의 해소에 제법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내년에도 컨테이너선 시황의 급격한 하락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고 예측했다.
<출처 :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