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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행 해운 운임 1년새 6배…"글로벌선사 담합 아니냐" 아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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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BG로지스틱스 2021-06-07 09:44

야적장 90%까지 차오른 부산신항 르포
 
 
지난 4일 오후 부산신항의 한 터미널. 컨테이너 야적장엔 수천 개의 컨테이너(박스)가 줄지어 쌓여 있었다.
 
야적장 곳곳에 컨테이너가 6개까지 겹겹이 올려져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컨테이너는 통상 3~4개까지 쌓아두는데, 물량이 많다 보니 최대치인 6개까지 쌓아 올려놓은 것이다.

터미널 관계자는 "항만의 컨테이너 적재 정도를 의미하는 장치율이 90% 안팎에 달해 터미널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장치율이 80%만 넘어가도 항만 운영은 정상이 아닌 상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컨테이너를 쌓을 공간이 부족해 이리저리 옮기며 재조정하는 '리핸들링'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미국 서안 일부 항만의 경우 컨테이너선이 입항하려면 5~7일은 대기할 정도"라고 덧붙였다.

국내 수출기업들이 초유의 물류 대란을 겪고 있다.
 
전 세계 물동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이를 운반할 선박이 턱없이 모자란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심지어 해결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특히 중국 화주들이 높은 값을 불러 글로벌 선사들의 선박을 선점하면서 배를 구하는 일 자체가 '하늘의 별 따기'가 되고 있다.
 
수출 물량이 늘어나고 있다지만 '속 빈 강정'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운임이 최근 3배 이상 오르면서 수익성을 깎아먹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물류 대란은 국내로 수입되는 화물도 마찬가지다.
 
6일 인천국제공항 화물터미널 보세창고에는 중국에서 항공편으로 수입된 흑연이 야적돼 있었다.
 
납기를 지키기 위해 비싼 항공 화물료를 감수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해운 업계에 따르면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3월 26일(2570.7)부터 지난 4일(3613.1)까지 매주 상승했다.
 
주요 노선별로 보면 미주 동안 운임은 1FEU(40피트 컨테이너 1개)당 8475달러까지 치솟았다.
 
1년 전(2738달러)보다 3배 이상 올랐다.
 
같은 기간 미주 서안 노선도 1FEU당 2132달러에서 4826달러로 126.3% 급등했다.

유럽과 지중해 노선 운임 상승세는 더 가파르다. 현재 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당 유럽 노선은 5887달러, 지중해 노선은 5952달러에 달한다.
 
1년 전만 해도 각각 880달러, 931달러에 불과했는데 무려 6배 이상 올랐다.

10여 년간 무역업에 종사한 이상훈 동광무역상사 대표는 "한 달에 20피트 컨테이너 30개 정도의 윤활유를 러시아에 수출해왔는데,
지난해 350달러(20피트 컨테이너 기준) 선이던 블라디보스토크 항로 운임이 최근 4000달러까지 오를 정도로 부르는 게 값이 됐다"고 토로했다.
 
그는 "올 들어 추가로 든 물류비용만 2억5000만원에 달한다"며 "수출을 못해 물건을 쌓아두고 실현하지 못한 매출도 10억원이 넘는다"고 했다.

식품 수출 전문업체인 코리나무역도 지난해까지 유럽으로 연간 1000개 정도의 컨테이너를 수출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배를 구하지 못해 계약 물량의 절반만 보내고 있다.
 
이러한 추세라면 올해 컨테이너 400개 수출도 어려울 수 있다고 걱정한다.
 
미국에 농기계 엔진 부품을 수출하는 제상준 신창실업 사장은 "고객사에서 언제까지 제품을 보내줄 수 있느냐고 묻는데,
확답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배를 구하기가 힘들다"며 "조금이라도 (제품을) 보낼 수 있으면 어떻게든 보내려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운임이 올라 돈을 더 쓰는 것보다 납기를 못 맞추는 게 가장 큰 고충"이라며 "납기 지연이 반복되다 보면 고객사를 잃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운사에 대한 수출기업 불만도 극에 달하고 있다.
 
부산항 관계자는 "현재 운임이 오를 대로 오른 상태에서
글로벌 선사들이 리스크를 감수하며 선복량을 늘릴 필요를 못 느끼는 것 같다는 시각이 있다"면서
"일각에서는 글로벌 선사들이 (운임을) 담합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까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해운사 역시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최대한 선박을 투입하고 있지만, 급증하는 수요를 충족하기에는 역부족이다.
 
해운사 관계자는 "글로벌 선사들이 각자 속한 해운동맹에서 임시 선박을 최대한 투입하고 있지만,
상당수가 물량이 많은 중국으로 가고 있다"며 "이 선박들에 대한 (정부의) 유인책이 없다는 게 문제"라고 설명했다.
 
<출처 :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