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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TEU 시대에 '이런 배'까지…해운 호황이 불러온 진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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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BG로지스틱스 2021-05-27 18:21

물동량 급증하는데 선박 부족한 '물류난'
특수화물 싣던 다목적선(MPV)까지 임시 활용
지난해 11월~올해 5월 투입한 24척 중 6척이 MP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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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15일. 부산항 부두에 요즘 쉽게 보기 힘든 배 한 척이 등장했다.
 
커다란 컨테이너선 대신 크레인이 달린 작은 선박이 컨테이너 화물을 싣기 시작한 것이다.
 
이 배는 길게는 두 달, 짧게는 2주에 한 번씩 배에 컨테이너를 가득 채우고 바다로 향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해운 호황과 물류난이 동시에 발생하며 벌어진 풍경이다.

지난해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퍼지며 선사들은 선박 운영과 발주를 줄이는 보수적 경영에 돌입했다.
 
그러나 하반기 미국을 중심으로 경기회복세가 두드러지며 소비가 증가하기 시작했다.
 
자연스레 해상 물동량도 늘어났지만, 선제적으로 선박을 줄여놓은 탓에 선복(적재공간) 확보가 어려워졌다.
 
이에 선사가 임시선박을 투입하는 비상 상황까지 발생했다.

지난해 11월 등장한 이 선박이 바로 HMM이 임시로 투입한 다목적선(MPV·Multi-Purpose Vessel)이다.
 
현재 용선 시장에는 컨테이너선 추가 확보가 거의 불가능할만큼 배가 부족해졌다.
 
때문에 필요에 따라 컨테이너를 실어 나를 수 있는 MPV까지 끌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MPV는 일반 화물이 아닌 석유화학설비, 발전설비와 같은 초대형 특수화물 및 중량 화물을 운송하는데 사용된다.
 
컨테이너선과 같은 정기선이 아니므로 노선이 정해져있지는 않지만, 주로 중동 등 플랜트를 건설하는 곳에 특수화물을 옮겼던 HMM의 장기 용선이다.
 
HMM이 투입한 MPV의 선복량은 초대형 컨테이너선(2만TEU급)의 10분의 1 수준이다.
 
2만TEU급은 20피트 컨테이너(길이 6m, 폭 2.4m) 2만개를 실을 수 있는 규모를 의미하는데, 임시 투입된 MPV는 1200~1800TEU급에 그친다.
 
또한 컨테이너 전용선이 아니므로 빈 공간 없이 선복을 꽉 채울수도 없다.

항만에서 배에 물건을 싣는 적재 속도도 컨테이너선에 비하면 상당히 느리다.
 
보통 컨테이너 터미널에는 하역용으로 설치된 안벽크레인이 있고 이를 이용해 빠르게 물건을 싣는다.
 
하지만 다목적선은 와이어로 컨테이너를 옮기는 하버 크레인을 사용한다.
 
안벽크레인과 달리 흔들림이 발생해 적재 속도가 느려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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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HMM은 지난 반년 동안 MPV를 여섯 차례나 임시선박으로 투입했다.
 
그만큼 국내 수출기업의 애로가 심각하다는 뜻이다.
 
현재까지 투입한 24척의 임시선박 종류를 살펴보면 19척이 일반컨테이너선이고, 나머지 6척은 MPV다.

가장 최근인 20일 부산에서 출항한 1800TEU급 MPV ‘우라니아(Urania)호’에는 1474TEU의 화물이 실렸다.
 
전체 화물 대부분이 국내 화주의 물량으로 선적됐으며, 다음달 14일 미국 동안에 위치한 서배너(Savannah)에 직기항 할 예정이다.

이정도 크기의 선박이 미국을 오가는 태평양 항로에 투입되는 건 평시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HMM 관계자는 "정기 컨테이너선이 미국으로 물건을 100만큼 운반했다면 돌아올 때는 많아야 60정도를 싣고 온다"며
"현재 상황에서 임시선박은 빈 배로 돌아올 수밖에 없는데, 중소기업 수출화물의 원활한 선적을 위해 임시선박을 지속 투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표 국적선사로서 책임감을 갖고 안전하게 운송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출처: 데일리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