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흥아해운 사겠다"… 장금상선, 인수의향서 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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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아해운 컨테이너선. /사진=뉴스1 |
장금상선이 흥아해운에 인수의사를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흥아해운과 채권단 측이 투자 유치 관련 조율을 마무리하면 매각 작업은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장금상선은 흥아해운 채권단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장금상선 관계자는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게 맞지만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흥아해운의 금융채권자협의회 공동관리(워크아웃) 기간은 지난 21일까지였다. 하지만 흥아해운과 채권단 측과의 투자 유치 조율을 위해 워크아웃 기간을 다음달 4일까지 연장했다.
투자 유치 조율이 마무리되면 흥아해운과 장금상선의 인수합병 절차는 순탄하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흥아해운 채권단은 지난 2019년 12월 해양수산부의 해운재건 5개년 계획에 따라 컨테이너 사업을 분할해 지분 90%를 장금상선에 넘긴 바 있다. 장금상선은 흥아해운 컨테이너 사업부를 인수하며 선복량 기준 국내 3위, 세계 19위 컨테이너선사로 도약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아시아 지역에서 흥아해운과 장금상선의 사업부문이 많이 겹친다"며 "컨테이너선 부문에서도 영업활동을 같이 하고 있어 합병할 경우 시너지를 더욱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장금상선은 1989년 설립한 중국 합작 컨테이너사인 '장금유한공사'가 모태다. 한·중 수교 전 동남아해운과 중국 시노트란스가 협력해 한중 컨테이너 직항로 개설을 승인받아 사업을 시작했다. 중국 기반 비즈니스를 펼쳐왔던 장금상선은 현재 홍콩, 일본,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중동 등 16개국 60여개 항구를 기항하고 국양해운, 부산항터미널 등 17개의 자회사를 가지고 있다.
자산규모는 2018년 1조6259억원에서 지난해 6조원대로 늘었다.
앞서 흥아해운은 지난해 3월부터 재무구조 개선 및 경영정상화를 위해 산업은행 등 채권단의 관리를 받아왔다.
흥아해운은 2018년 376억원의 영업 손실을 냈고 2019년 469억원으로 적자 폭이 늘었다. 컨테이너사업을 해운업계 4위 장금선사에 넘기고 영업 외 자산 매각·주식 감자·대주주 유상증자 등 재무구조 개선 노력을 해 왔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으로 물동량이 타격을 입은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벌크선 운임마저 약세를 보이며 결국 지난해 3월 워크아웃으로 이어졌다.
STX컨소시엄은 지난해 10월 흥아해운 인수를 위한 12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인수 마무리를 위한 유상증자 대금 납입일인 21일을 3일 앞둔 18일 돌연 계약을 해제했다. STX컨소시엄은 "인수절차 진행중 흥아해운은 신주인수계약서상 진술 및 보장, 확약 기타 의무를 중대한 측면에서 위반했다"며 "흥아해운 귀책에 따른 중대한 부정적인 영향이 발생해 계약을 해제했다"고 주장했다.
갑작스레 매각이 무산되면서 흥아해운의 워크아웃 기간은 이달 21일까지 연장됐다. 다시 한번 매각 기회를 얻은 흥아해운은 채권단과의 의견 조율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매각 가격은 1000억원 아래로 추정된다.
출처: 머니S